amychung
 엄마가 안 놀아줘요
8월 한달
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회사일이 갑자기 완전 몰렸다.

내년도 경영기획에다가 주말 낀 3박 4일 미국 출장에 밤 7시만 되면 회의는 왜그리도 많은지 한 3주 계속되는 야근속에 부엌 냉장고에 뭐가 남아있는지,  상윤이는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지 생각할 틈도 없었던거 같다.

3주전인가 부터 상윤이는 주말에 다니는 운동도 가기싫고 그림그리기도  지겨워서 가기싫다며 어거지 때를 쓰기 시작했다.

달래고 얼래고 별의별 작전을 다 동원하여 겨우겨우 학원을 보내긴 했었는데 오늘은 마침내 유치원도 안가겠다는것이다.

매일매일 유치원생활이  똑같고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
자기는 너무 피곤해서 좀 오래동안 쉬어야된다는 것이다.

2~3주전부터 표정이 어둡고 약간씩 이상하다는 낌새를
느꼈지만, 딱 거기까지, 그 이상,  2분이상을 더 생각하기를 귀챦아하며 집에만 오면 TV 앞에 앉아 멍하고 있었던거 같다.

도대체 유치원을 안가겠다는 이유가 뭔지 살살 물어보니 자기가 만든 블럭을 친구들이 다 부셔서 친구들이 보기싫고 가기 싫단다.

블럭이라는게 원래 쌓았다 부셨다 하는건데, 반 협박으로 유치원을 보내놓고(민서엄마가 일부러 상윤이만 나중에 태워다주었다) 선생님과 통화하여 근황에 대해 애길 나누고 상윤이와 상담을 한 결과를 들려주었다.
선생님 표현이 인상적이었는데 7살이 아니라 18세 청소년과 사춘기 상담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.

계단에 둘이 나란히 앉아서 요즘 왜 그렇게 기분이 안좋냐고 물으니 블럭 애기하고 친구들이 맘에 안든다능 둥 유치원일정이 재미가 없다는 둥 이런저런 애길 하다가 의도적으로 엄마에 대해 떠보니 요즘 그렇게 뚱한 원인이 최근에 엄마, 아빠가 너무 늦게들어와서 그렇다는 것이다.

주말에는 놀아주쟎니 하니까 아빠는 주말에도 안놀아준다고 하고 엄마도 늘 바쁘단다.

예상대로 아이들이 불만을 직접 표현하지않고 뭔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렇게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.
선생님과 상윤이는 서로 손을 꼭 쥐고 우리 조금만 참자. 엄마가 회사를 나가니까 어쩔수 없는데 상윤이가 이해를 해라. 크면 잘 알게될거다. 하면서 끄덕끄덕 하며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서로 눈물을 글썽이며 주먹을 맞잡고 한참을 애기했다고 했다.
(상윤아! 내일 주말인데 완전 놀아줄거다. 엄마가.)

직장맘이라면 다 똑같은 과정이 있을것이다. 내가 왜 이렇게 회사를 심하게 다니는지. 누굴 위한건지, 현명하게 넘겨야될 자연스런 고비다.
상윤이도 부디 잘 견뎌주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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